여름 방학의 첫날

어제는 학년의 마지막 날이었다. 아침에 학생들이 학교에 왔는데 제가 담임 선생님 아니라서 아이들을 볼 일이 거의 없었다. 3시간 동안 도서관에 있어 이런 저런 도서관 관리에 필요한 일을 했다. 학생들이 집에 갈 때쯤이 됐을 때 도서관에서 나가 아이들과 인사를 했다. 지금 일하는 학교에서 3년 동안 일을 했고 이 학교에 오기 전에 5년 동안 다른 학교에서 일하고 있어서 학년 말에 아이들을 보내는 것이 익숙한데 그래도 서러운 것도 조금밖에 아니어도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9월에 우리 학교에 다시 올 텐데 전학을 해서 다시 못 볼 아이 몇 명이 있다. 슬퍼도 씩씩하게 보내주는 것은 선생님의 역할이다.

학생들이 집에 간 다음에 동료 친구들과 함께 나가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그 다음에 퇴근 시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다시 학교에 돌아가서 교실 청소와 정리를 좀 했다. 3시쯤 전직원이 다 함께 모여서 내년에 돌아오지 않을 선생님들을 보내줬고 그 다음에 여름 방학이 시작했다. 동료 친구 한 명은 우리 집에 와서 지난 10개월을 회상하면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시작했다.

오늘부터 여름 방학이 시작했는데 내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어렵게 신청한 수영장에 가서 40분이나 동안 수영을 하는 것이었다. 자율 수영은 8시부터 시작했는데 학년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면 그 시간쯤 출근하러 집에서 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출근하는 대신 자유롭게 물에 떠있었다.

수영을 한 뒤에 집에 가서 하루를 남편과 같이 보냈다. 남편도 원래 평일에 일하는 건 맞는데 이번 주말 출장 가야 돼서 오늘 출근하지 않았다. 우리는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았다. 쇼핑을 조금 하고 카페도 가고... 주말 같은 평일이 되었다.

이번 여름 방학 특별한 계획이 없는데 매일 무엇을 할 계획을 무조건 세워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학년 때 아이들에게 한정된 시간 안으로 무엇을 가르쳐줄 지를 정신없이 빠듯하게 계획을 짜야 되는데 여름 방학의 매력은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